편지
모순 : 보통사람이 쓰는 팔불출 같은 이야기 (11)
손님사절
2011. 2. 21. 20:17
메시지를 받는 사람의 책임
예~전에 멋만 알고 철은 모르던 시절에 만든 무언가가 있다. 나름 잘했다고 혼자 히히덕 거리고 있었고 주변의 또래나 후배들도 잘했다고 짝짝거리고 있었다. 연을 자주 가지고 있던 전문가로 계시는 지인들께서도 큰 지적을 하지 않으셨다.
어느 광고 공모전에 출품한 기획서를 내기 전의 이야기다. 아무도 나의 글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깔끔하구요... 정리 잘됐구요... 괜찮은거 같은데 라고 하는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좋은 상은 커녕 아무 상도 못받았다. 다른 사람들이 어찌했는지 참 궁금은했지만 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고 그 건은 그렇게 지나갔다.
평가를 받을 기회가 생겼다. 대학원을 기웃거리다 한 유명대학의 광고홍보학과 교수님과의 면담자리가 있어서 만들어둔 '그것'을 포함해서 다른 것도 가져갔다. "너 이거 상 못받았지?" / "네..." 이런 대화가 오고갔다. 왜인지에 대해서는 '핵심'이 부족하다는 답변이었다. 더 묻고 싶었지만 더 까일까봐 못 물어봤었나... 여튼 주제는 그게 아니었기 때문에 안물어 봤을 수도 있다. 그 건에 대한 평가는 이것이 첫번째였다.
또 한 번의 평가를 받을 기회가 생겼다. 내가 직접 받은 것은 아니었다. 한 후배가 과제를 해야겠는데 광고 기획서를 내어야 해서 내 것을 썼단다. 물론 난 예전에 내꺼 맘대로 쓰라고 공언한 터였으니 상관없었다. 답변은 "겁나 잘했다."였다. 바로 광고찍어도 될 정도랜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두 개의 사건을 두고 각각의 평가 기준이 달랐을 수도 있다. 글이 핵심 전달하고자 하는 방식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관대한 해석을 해가면서 핵심 그 자체를 봤을 수도 있다. 취향이 다를 수도 있다. 그 딴식의 글은 참~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식의 글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상황적 맥락의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즉,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 말하는 상황이 어떠냐? 이런 주변의 글의 내용과 관계 없는 요소가 글을 평가하는 매우~ 큰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술먹고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천사일지도 모르지만 술깨고 나면 할말이 없는 것 처럼.
일전에 보고를 위한 문서를 작성하다가 스타일이 다른 상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진행하던 스타일을 (꽤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전통적으로 싫어하는 스타일로 바꾸라는 주문이었다. (내 생각엔 상사에게는 이유라고는 자존심 외에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싫어하고 아니어야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둘 중에 잘된 것은 무엇인지는 모른다.
다만, 나 역시 이전부터 써내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잘못되었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없었고 내 상사도 그랬다. 내 상사가 자신의 상사로 부터 그런 내용을 받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까지 잘못되었다고 우겼을지. 만약 그 상황에서 '상사의 상사'에게 지금의 상사가 반박을 해봤다고 해보자. 상사의 상사에게 얼마나 먹혔을지.
교육학 수업을 받을 때 가장 공감되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경험적으로도 교사의 위치에서 학생의 위치에서 느낀 적이 있다. 앞에서 말하는 분이 재밌고 멋있고 예쁘면 수업은 개판이어도 진행은 너무나 잘된다. 아이들이 집중한다. 하지만 재미없고, 멋없고, 못났으면 수업은 아무리 잘 꾸며도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후자의 교사가 연차가 쌓이면 폭력으로 수업을 제압한다. 교육학교수는 그 것을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다고 했다.
마치 권위에 호소하는 설득과 비슷한 것 같다. 역사는 이긴자의 것이라고 하는 말 처럼인지 같은 말이 전해지더라도 말하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그 평가기준은 하늘과 땅을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될 수 있다. 그 말은 사실이 어떠하다 하더라도 그 것은 일반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모조리 '상황'의 것이 된다. 그리고 그 상황중에서 내 입장과 지위가 관건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잘했네' 라고 하면 잘했다고 느낄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후에 그것을 보면 아니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그들은 잘했다와 못했다의 기준이 주변의 평가에서 있지, 스스로의 피드백이 없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까? 바른 말도 아니꼬운 놈이 쓰면 재수없는 것이 사람 심정인 것을...
예~전에 멋만 알고 철은 모르던 시절에 만든 무언가가 있다. 나름 잘했다고 혼자 히히덕 거리고 있었고 주변의 또래나 후배들도 잘했다고 짝짝거리고 있었다. 연을 자주 가지고 있던 전문가로 계시는 지인들께서도 큰 지적을 하지 않으셨다.
어느 광고 공모전에 출품한 기획서를 내기 전의 이야기다. 아무도 나의 글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깔끔하구요... 정리 잘됐구요... 괜찮은거 같은데 라고 하는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좋은 상은 커녕 아무 상도 못받았다. 다른 사람들이 어찌했는지 참 궁금은했지만 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고 그 건은 그렇게 지나갔다.
평가를 받을 기회가 생겼다. 대학원을 기웃거리다 한 유명대학의 광고홍보학과 교수님과의 면담자리가 있어서 만들어둔 '그것'을 포함해서 다른 것도 가져갔다. "너 이거 상 못받았지?" / "네..." 이런 대화가 오고갔다. 왜인지에 대해서는 '핵심'이 부족하다는 답변이었다. 더 묻고 싶었지만 더 까일까봐 못 물어봤었나... 여튼 주제는 그게 아니었기 때문에 안물어 봤을 수도 있다. 그 건에 대한 평가는 이것이 첫번째였다.
또 한 번의 평가를 받을 기회가 생겼다. 내가 직접 받은 것은 아니었다. 한 후배가 과제를 해야겠는데 광고 기획서를 내어야 해서 내 것을 썼단다. 물론 난 예전에 내꺼 맘대로 쓰라고 공언한 터였으니 상관없었다. 답변은 "겁나 잘했다."였다. 바로 광고찍어도 될 정도랜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두 개의 사건을 두고 각각의 평가 기준이 달랐을 수도 있다. 글이 핵심 전달하고자 하는 방식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관대한 해석을 해가면서 핵심 그 자체를 봤을 수도 있다. 취향이 다를 수도 있다. 그 딴식의 글은 참~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식의 글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상황적 맥락의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즉,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 말하는 상황이 어떠냐? 이런 주변의 글의 내용과 관계 없는 요소가 글을 평가하는 매우~ 큰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술먹고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천사일지도 모르지만 술깨고 나면 할말이 없는 것 처럼.
일전에 보고를 위한 문서를 작성하다가 스타일이 다른 상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진행하던 스타일을 (꽤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전통적으로 싫어하는 스타일로 바꾸라는 주문이었다. (내 생각엔 상사에게는 이유라고는 자존심 외에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싫어하고 아니어야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둘 중에 잘된 것은 무엇인지는 모른다.
다만, 나 역시 이전부터 써내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잘못되었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없었고 내 상사도 그랬다. 내 상사가 자신의 상사로 부터 그런 내용을 받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까지 잘못되었다고 우겼을지. 만약 그 상황에서 '상사의 상사'에게 지금의 상사가 반박을 해봤다고 해보자. 상사의 상사에게 얼마나 먹혔을지.
교육학 수업을 받을 때 가장 공감되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경험적으로도 교사의 위치에서 학생의 위치에서 느낀 적이 있다. 앞에서 말하는 분이 재밌고 멋있고 예쁘면 수업은 개판이어도 진행은 너무나 잘된다. 아이들이 집중한다. 하지만 재미없고, 멋없고, 못났으면 수업은 아무리 잘 꾸며도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후자의 교사가 연차가 쌓이면 폭력으로 수업을 제압한다. 교육학교수는 그 것을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다고 했다.
마치 권위에 호소하는 설득과 비슷한 것 같다. 역사는 이긴자의 것이라고 하는 말 처럼인지 같은 말이 전해지더라도 말하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그 평가기준은 하늘과 땅을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될 수 있다. 그 말은 사실이 어떠하다 하더라도 그 것은 일반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모조리 '상황'의 것이 된다. 그리고 그 상황중에서 내 입장과 지위가 관건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잘했네' 라고 하면 잘했다고 느낄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후에 그것을 보면 아니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그들은 잘했다와 못했다의 기준이 주변의 평가에서 있지, 스스로의 피드백이 없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까? 바른 말도 아니꼬운 놈이 쓰면 재수없는 것이 사람 심정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