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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개인과 영웅의 차이 (1) : 신화

손님사절 2011. 9. 16. 11:20
갑(甲)
[형],[옛] 최고, 첫번째, 귄위자. 12간지의 맨 앞에 있어 첫번째의 의미로 사용하였다.
- 야식에는 치킨과 맥주가 갑이지.
- 숱한 고난을 겪고도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의 진정한 갑이다.




아마 이 말에 대해서 훗날에 위와같은 해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로 그럴 수 는 있겠습니다만, 절대로 인정 못하겠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경험으로는 절대 그렇지가 않아서 그렇습니다. 저 말은 제가 알기로 두가지 설이 있는데 神을 申으로 쓰고 그걸 또 누가 甲이라 읽은 설이 하나고, 또 하나는 갑-을의 계약관계에서 국내에서는 갑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데 이 때의 갑을 쓴 것으로 알 고 있습니다. 특히 광고업계에서 많이 쓰였다니 이 설도 설득력이 있어보입니다.

아무튼 저 갑이라는 말이 '널리 통용'되는데에는 두가지 설중 하나가 맞고 하나가 틀리다기보다는 누군가에게는 '잘못읽은 설' 또 누군가에게는 '계약관계 설'이 작용하기도 했을테고 또 누군가에게는 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지금 저 말이 나올때 부터 쓰던 사람들은 어떠한 설에 영향을 받았든, 저 말이 잘못된 용법인 것을 알면서도 계속 쓴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결코 작은집단이 아닌 곳에서 쓰이며, 사회적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간다는 것이죠. 쓰는 사람 역시 제대로된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용합니다.

더 나아가서 이 사실을 모르는 누군가가 와서 '갑'이 뭐죠?라고 진지하게 물어보면 알려주기보다 그것도 모른다하거나 아실만한 분이 또 물어본다고 핀잔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어보는 사람은 그 상황에 처하면 찾아보고 자신도 슬슬 그 집단의 언어를 이해하고 때로는 사용하기도 하죠. 


더더 나아가서 궁금한데 핀잔받을까바 두려운 사람들은 그 광경을 목격하고 찾아보면서 언어를 이해하면서 동화됩니다.





왜 이들은 그들은 그 말(甲)이 잘못된 용법인줄 알면서 계속 사용을 할까요? 그저 그냥 재밌어서 그런 것일까요? 저는 이 현상을 이유로 아까 언급했던 '계약관계 설', 대한민국의 차별적인 계약 문화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방금전에 예를 들은 광고업계에서 갑-을 관계를 놓고 갑을 광고'주님'이라고 부르기도합니다. 모자도 GAP모자를 쓰면 안되고, 그들의 핸드폰은 '으을~~~~' 하고 울린다고 할 정도니까요. 그런면에서 보면 광고업계에 계시는 분들은 '갑'이라는 말을 광고주의 막강한 권력에 빗대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갑을 관계의 불균형은 광고업계뿐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많이 발견됩니다. 건설업이나 전자산업 등등 계약이 이루어지는데 돈을 주는 쪽이 '갑'이면 갑은 업종에 관계없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죠. 개인적으로도 계약관계에서 갑에게 유리한 조항은 계약서초안을 보낼 때 지워놔도 귀신같이 찾아내서 다시 추가하고 을에게 유리하도록 추가한 조항은 귀신같이 지워놓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타 산업군에서도 '깊은 수준의 공감이 가능하다보니 갑이라는 말은 광고업외의 사람들에게 유효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잘 안쓰게되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잘 통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런 수준의 공감을 일으키는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다른 말을 한번 들어볼까요? 엄친아(엄마친구아들)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이며 직장인들이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공감을 일으키는 편입니다. 대게 실제로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런 엄친아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엄마가 한분 계신다면, 그 엄마는 어릴적 엄친아에게 비교를 당하기도 하고 어쩌면 비교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상황을 우리는 모두 다 알고 느끼기까지 한다는 것이죠. 즉, 우리는 그저 재미로 쓰는 말이 아니라, 그 말이 현실을 너무나도 잘 반영하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쓰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생각하면 그 언어로서 스스로의 삶을 다시 조명하고 화이부동의 동아리(Group, 체계화된 조직이라기보다 사회에 가까운 무리로서 동아리)를 만들어냅니다. 그 언어들이 우리의 삶을 반영하여 재밌다고 쓰는 것 이상으로의 기능을 하는 것이죠. 서로 또 언어를 나누면서 그 사실을 확인하고 그 언어로 현실에 참여하게 됩니다. 바로 그 언어로 세상을 보는 시각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겠는데 그 시각하나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겠죠...) 세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서 언어는 현실 내에서 재현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은 우리의 삶을 '신화화'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예를들면, 우리나라사람들은 단군신화를 배웁니다. 하늘의 자손과곰(웅녀)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사실,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입니까? 게다가 다른 나라 부족들도 단군신화에 육박하는 같은 건국, 창세신화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신화들 다 합치면신도 많고 우주도 도데체 몇개가 될련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를 비롯한 그들 모두 그렇게 현실에서 어느날 정신차려보니까 이 세상에 떨어졌있었습니다. 기원을 혼자서 알 턱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신화라는 것이 있고 그렇게 믿고있죠. 아닌 줄 알면서도 말입니다. 그리고 일부분 우리의 삶을 규정합니다. 그리고 그 틀에 의해으로 살아가죠. 홍익인간의 개념을 본받는다거나, 우리의 조상께서 그러셨듯 인내가 중요하다던가 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럼 이제 인터넷의 언어들을 현실의 삶에 비춰서 신화화 시켜볼까요? >

 이 사회에 이렇게 태어난 것은 일단 운명이라고 하죠. 하필 왜 이 나라의 이 시대에 그런 사람으로 태어났는지 말입니다. 그렇게 태어난 나라는 영웅이 성장하면서 겪는 시련은 대게 현대우리삶에서는 학교의 학생주임이나 나를 괴롭히는 친구정도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들은 신화에서 모두 괴물이고 입니다. '학주'를 욕하고 맘에 안드는 친구를 '병맛'이라고 놀리기도 하네요. 도덕적인 것을 떠나서 그냥 개인의 삶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게 무찔러야 하고 극복해야할 대상이죠. 시험때가 다가와서 '열공모드'로 공부를 하는 것은 변신이 될 수도 있겠네요. '엄친아'는 이미 잘나가는 당대의 영웅이거나 진짜로 강한 용(괴물)일 수도 있습니다.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엄마의 잔소리, 입시지옥, 취업지옥도 포함시켜야겠네요.

그렇게 용(괴물)을 무찌른 당신은 사회에 진출하면서 영웅이 됩니다. 여전히 부장, 상무를 비롯한 상사라는 또다른 용(괴물)이 존재하고 술을 한잔씩 나누면서 나를 도와주는 친구들(또다른 영웅들)이 있죠. 나에게 힘을 주는 TV의 유명인들은 같은 현실을 살면서도 우리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고 메시지를 던지는 들이기도 합니다. 가끔 우리들은 그들은 'ㅇ느님'이라고도 부르니까요. 일하다가 컴퓨터가 다운이 되기도 하겠네요. 야근의 요정이 날라와 장난쳤나봅니다. 





물론 위의 것은 그냥 제가 되는데로 끼워맞춰서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입니다. 위의 글이야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이야 이해를 부탁합니다. 하지만, 저런 방식으로 당신의 이야기의 재료로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그닥 어렵지 않은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각각 개개인이 각자의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언제 무슨 증거를 가지고 우리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증명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저 위의 사실들이 현실성이 없다하여 '이거 다 거짓말입니다~' 할 것도 아닌 것이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내면화시키고 자신의 삶에 어떻게 담아내고 또 자신의 삶을 어떻게 재해석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틀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런 하나하나의 소중한 개개인의 신화를 묶어서 우리의 삶을 더욱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맨~처음 웹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노니는 커뮤니티들은 서로의 삶을 공유된 양식을 통해서 나누는 공간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현대의 올림푸스가 되는 것이죠.

그렇게 활동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냥 지나간 일상을 새로 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하고 현실을 단순히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로서 업그레이드 시켜주죠. 즉, 당신의 삶의 이야기는 예술(아마 문학)이 되는 것이고 당신은 그 이야기의 주인공(영웅)이 되는 것입니다.

 (c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