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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투덜 경제공부/차근차근 미시경제

참으로 쓸모없어 보이는 미시경제학

by 손님사절 2009. 1. 29.

미시경제학을 보기 위해서 일단 사전들의 정의를 한번 살펴보면


위키백과 : ...(전략)...말 그대로 작은 범위의 경제학으로서,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시장을 분석적으로 연구한다. 시장은 소비자(사는 사람)와 생산자(파는 사람)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미시경제학의 분석대상은, 1. 소비자 2. 생산자 3. 시장 구조이다.


이렇게 나와있다. 말 그대로 작은 부분에 관련되는 경제학이다 보니까 전체의 구조를 따지기보다는 아무래도 개개인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비중이 있다. 하지만, 물론 다른 여타 학문들도 그렇겠지만 그 개개인이 합리적인 개인인 것을 가정하고, 다채로운 삶을 이론화를 위해 C.P(Ceteris Paribus,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를 적용하다보나 그 미시경제학이 얼마나 '우리삶'에 유용한가 따져보자면 그닥 쓸모없어 보인다.


실제로 우리가 배우는 중고등학교 수준의 경제학은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기초다. 물론 경제학은 여러가지 접근방법이 있는데 미국에서 미시경제학을 기초로 가르쳐서 그런지 보통 답습하는 편이다. 물론, 공급-수요를 기반으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출발했다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경제학의 가장 밑바닥에 깔려있는 사상이다보니 그렇게 접근하기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가격(물가)이 오르면 슬퍼해야한다는 것 외에는 그닥 삶에 있어 유용한 도구는 아니다.


하물며 증권, 경제에 개인 투자자로 나서는 경우에도 오히려 미시경제학 보다는 거시경제학쪽이 유용한 도구들이 많다. 물론, 미시경제학을 기업에 관련된 세세한 영역까지 포함시킨다면야 쓸모있겠지만, 그쯤되면 경영,세무,회계의 영역이 되어버린다. 역시 아무래도 실생활에서는 쓸모없는데다, '이론은 쓸데없는 것이다.'라는 말까지 붙이면 정말 쓸모없어보인다.


그런데 왜 자꾸 경제, 경제를 외치는 것일까? 정부가 정책을 잘못세워서? IMF 가 또 올까봐? 수년 전 부터 불어온 유행이기는 하지만 대학가의 학문의 풍토를 보면 대게 경영, 경제 쪽으로 쏠려있다. 작년에는 서울대의 자랑이기도 했던 사학부가 서양사, 동양사, 국사 이 3개 학과에서 그냥 사학과로 통합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한다. 내가 다닌 대학에서도 인문학부 내에서는 철학, 사학, 한국어문학, 문화콘텐츠과 가 있는데 이중에서 단연 인기 최고는 문화콘텐츠 쪽이라고. 이유는 콘텐츠가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우리나라의 현상만은 아니다. '과거의 힘' 하비 케이도 역사학의 위기를 짚으면서 비슷한 현상을 보고 심하게 개탄했다.


그래서 2009년 모교의 몇 개 학부를 더 짚어보면서 경제,경영 쏠림현상을 찾아보자면. 먼저 생활과학대는 대표적으로 식품, 소비자. 의류 관련 학과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들의 학과들의 비젼을 보면 대게 의류쪽은 디자인 경영, 소비자는 뭐 말 할 것도 없이 마케팅의 기초가 되는 소비자 행동론 식품의 경우에도 외식산업 등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관련된 커리큘럼이 주로 짜여져있었다. 


결국 경제라고 외치는 것은 우리는 돈을 벌고 싶어하는 것이지 경제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것을 그나마 조금 일찍 간파한사람들은 아마 경제학 책보다는 경영관련 책을 보고 경영관련 책을 보기보다는 사업성공사례나 몇십일 안에 부자되기와 같은 재태크 또는 잘나가는 김대리의 기획서쓰기, 시장파악하기의 기술 같은 실무 서적을 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시작하려고한다. 그리고 여태의 이야기를 뒤집어 따지고 보면 쓸모 있는 경제학을 설득해 볼 것이다. 마치 결국 수학이 교과로 편성이 이상하게 되었지 미적분까지도 우리삶에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는 아무리 쓸모없는 것들이라고는 해도 결국 우리 사는 삶에서 얻은 통찰 중에서 물자를 쓰고 버는 것에 대해서 고민한 것을 서로 치고박으면서 쌓아올린 상아탑이 바로 경제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 때문에 이 생각을 펼치다보면 종국에는 앞 문단에서 경멸했던 돈을 벌기 위한 것이 무엇인지도 고민해 볼지 모르겠다. 스포일러 짓을 하자면 돈을 벌기 위한 법 보다는 제대로 사는 법을 논의해 볼지도 모르겠다.


참 쓸모 없어 보이는 미시경제학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하나하나 우리 삶에 대입하면 쓸모있는 경제학이 된다. 지금 당장에 할일은 개론서에서 배웠던 맨큐같은 책은 좀 그만 봤으면한다. 물론, 이준구 선생님도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하는 분인데, 그분의 교과서도 잠시 집어치우자.


그래서 처음에 배우는 수요, 공급과 같은 붕뜬 이야기보다는 선택에 초점을 둬볼까 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처럼 선택은 말그대로 삶 그 자체다. 그래서 미시경제학을 돈이고 시장이고를 떠나  그 인생의 선택에 대한 문제에서 출발해보는 것은 어떨까생각했다. 너무 멀리나갔다고 생각들지 않는데, 아담 스미스도 도덕철학에서 선택, 동기의 문제에서 경제학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우리를 어렵게 만들어주는 자본주의, 공산주의등의 이데올로기를 잠시 미뤄두고 지금 이곳의 우리의 삶에 따른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