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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투덜 경제공부/차근차근 거시경제

생산물의 이면 금융시장

by 손님사절 2009. 2. 13.
#1. 두가지 시장

여기까지 배운 이야기를 정리하자. 사실 별거 없다.

첫번째, 쓴 돈, 번 돈, 나눈 돈이 다 같다는 이야기다. 이걸가지고 국민소득계정 3면등가의 원리(법칙)이라고 하는데 이런 말 하면 어려워지잖아. 아무튼 사람들이 일터에 모여서 만들어낸 것이 있을 꺼야. 이것을 번 돈이라고 하자. 그럼 이 번 돈을 나눠가져야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나눠야대. 그럼 번 돈과 나눈 돈은 같아지지. 그럼 나눈 돈은 쓰게 될 것이고 안쓰는 것도 저축으로 썼다고 지차. 그럼 쓴 돈도 같아져. 그럼 이 쓴 돈은 다시 회사나 정부가 벌어들이는데 쓰이겠지? 그렇게 계속 같은 돈이 돌고 돌아.

두번째는, 이 돈의 규모를 어떻게 해야 늘일 수 있을가? 이것을 모두의 월급봉투를 두껍게 하는 방법으로 한 500만리 돌려서 이야기했어. 이자율을 낮추는 방법도 있었고 정부지출을 늘이는 방법이 있었지. 이 이야기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IS곡선이라는 이상얄딱꾸리한 어려운 것도 배웠어 따지고 보면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었지. 이자율이 낮으면 돈을 더 번다. 그런데 케인즈는 그렇기는 한데 실효성이 없다. 차라리 정부지출이 늘어야 한다고 했다. 

먹물의 언어를 다시 써볼까? 사실 우리는 거시경제의 두가지 큰 시선중에서 한가지 시선으로만 보고있었다. 두 가지 큰 시선은 경제를 돈의 흐름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재화와 용역의 흐름으로 보느냐인데 우리는 재화와 용역의 흐름으로만 봤다. 재화가 뭐냐고? 니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다 재화라고 보면된다. 건물도 재화고 자동차도 재화고 TV도 재화고 쌀도 재화다.  용역은 힘들여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말한다. 

느낌이 왔을 수도 있겠지만, 재화와 용역은 돈으로 바꿔서 볼 수 있다. 물건에도 값이 있고 일을하면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생산물의 크기를 모두 돈으로 바꿔서 본 것이다. 국가경제 전체를 볼 때면 무언가로 공통적인 기준을 마련해야되니까 '돈'이라는 개념으로 바꿔서 이야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자율이 생산물시장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이자율과 국민소득의 균형을 맞춰봤고 그렇게 IS곡선이 나왔던 거야.



#2. 생산물 시장과 금융시장


그런데 생각해보자 생산물시장이 움직이는 것에서는 '돈'이라는 수단이 활용된다. 그래서 돈이라는 것이 왔다갔다 할 수 있게 "화폐"라는 것이 존재해야되고 "화폐"를 보유하기 위한 수요도 발생하게 된다. 즉, 이 화폐라고 하는 것도 수요와 공급이 있는 엄연한 시장을 만들어내게 된다. (돈이 화폐인데 그냥 설명을 위해서 좀 구분해봤다. 화폐라는 게 결국 돈이지 않는가?) 이것을 가지고 금융시장이라고도하고 누구는 화폐시장이라고도하고 누구는 화폐 및 금융시장이라고도한다. 도데체 누구말이 맞는거냐? 알아서 판단해라.


아무튼 지금부터는 금융시장이라고 할꺼다. 아무래도 화폐시장이라고 하면 돈이 거래되기는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돈은 거래되지 않는다. 미쳤냐? 돈을 돈주고 사게? 돈끼리는 완전대체재 관계다. 1000원짜리를 500원 두개로 샀다고 해봐야 변하는 것은 없을 뿐이다. 뭐 들고다니기 좀 귀찮아 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아무튼 우리가 일단 아름다운 약속을 하고 넘어갈 것이 생겼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돈은 무언가를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금융시장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돈이 아닌 무언가가 거래된다는 것이다.


그 돈이 아닌 무언가는 바로 채권이다. 문제는 채권 자체가 아니라 채권에 붙어있는 이자가 중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채권이 거래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미래의 이익이 지금 거래되면서 복잡한 금융시장을 만들어낸다. 더 간단히 말하면 주식부터 온갖종류의 금융상품은 다 채권의 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냥 이래저래 섞어놨을 뿐이다. 일단 그림부터 보자.




자 지금 이 그림에서 A는 B에게서 빵을 10개를 빌렸다. 급했는지 빵이 미친듯이 먹고싶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빌렸고 나중에 12개로 돌려준다고했다. 당장 빵이 필요없는 B는 빵을 빌려줬고. 이렇게 A는 채무자가 되고 B는 채권자가 되는거다. 그러니까 A는 빚쟁이고 B는 일수꾼인거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A는 그저 급했을 뿐이고 나중에 12개를 값으면 장땡이다. 그런데 B가 갑자기 머리를 굴렸다.

 


 
C에게 "A가 갚을 빵 12 개 를 받을 권리"를 빵 11개에 파는 것이다. C는 빵 11개로 빵 12 개를 먹을 수 있으니 이게 웬거냐 하고 덮썩물었다. B는 지금 당장 빵 11개가 생겨서 좋고 C는 나중에 빵 12개가 생겨서 좋으니 이정도면 괜찮은 딜 아닌가?  혹시 또 모를일이지만 A는 또 빵 10개를 가지고 한개 꼬불쳐놓고 누군가에게 9개 꿔준뒤에 10개를 받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금융시장은 이런 방식으로 움직인다.  실제 쓰이지도 않지만 실제 쓰일 것 처럼 움직인다.



#3. 통화량


이제 빵을 돈으로 다시생각해보자. 처음에는 누군가가 빵...아니 돈을 찍어내야지 돈은 아무나 찍어내면안된다. 큰일난다. 한국은행에서 찍은 것만 돈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이 돈을 찍었다고 치자. 그럼 헬리콥터에 돈 싣고 가서 하늘에서 뿌리나? 그럴리없다. 우리는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돈은 풀린다. 우리는 잘못한것도 없는데 우리가 풀린 돈 때문에 물건값도 올라가고 월급봉투. 도데체 돈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풀린 것인가? 여기서 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자 일단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냈다고 하자. 이 돈을 가지고 본원통화라고한다. 그러니까 실제로 찍어낸 돈이다. 아까 실제로 움직인 빵에 해당된다. 한국은행은 이 돈을 가지고 은행에게 빌려준다.  은행은 이 돈을 가지고 흐뭇하게 웃고만 있을까? 절대아니다. 이돈을 누군가에게 이자를 받고 대출을 내어준다.



자 은행이 5000억원을 찍어서 5000억원을 은행에게 빌려주고 5000억원을 사람들에게 대출했다고 하자. 이 사람들이 5000억을 받아서 은행에다가 도로 입금할까? 도둑놈이 돈 훔쳐서 지네 집에다가 돈을 쌓아놓나? 말도안되는 소리 외국은행이든 어느 은행이든 넣어두겠지. 사람들은 그 돈을 바로 쓰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혹여나 쓴다하여도 한두다리 건너서 그 큰돈은 어떤 은행이든 은행에게 들어간다.



그 은행은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뭘하긴 뭘해 대출해주고 이자놀이해야지. 돈이란 것은 가지고 있어봐야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거다. 어떻게든 굴리든지 쓰든지해야지. 아무튼 은행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돈을 한껏 쥐고 있어봐야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니  언젠가 누군가가 찾을 예금을 조금 남겨놓고 돈을 굴려야지. 이 돈을 가지고 지급준비금이고  그 비율을 지급준비율이라고 하며 예금대 대출금의 비율인 예대율이라고도한다.

이 지급준비율을 10%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5000억을 내어주고 5000억이 예금으로 들어가고 4500억을 또 대출로 내어주고....
사람들은 5000억, 4500억, 4050억, 3645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돈을 다 합치면 아무리봐도 찍어낸 돈 보다는 많아지게 된다. 이 돈을 다 합치면? 고등학교때 배운 무한등비급수를 이용하면 10배로 불어난다. 5000억을 찍어냈지만 시중에는 5조원의 돈이 풀리게된다. 

모두 10배의 돈이 늘었다. 이것이 바로 통화승수다.  그리고 이렇게 일어난 4조 5000억원이 보이지 않는 돈은 모두 신용통화라고 하고, 즉 실제로 풀린 모든 통화량은 본원통화와 신용통화의 합이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돈이 만들어내는 마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