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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투덜 경제공부/차근차근 거시경제

금융시장 준비운동

by 손님사절 2009. 2. 13.
#1. 유동성

지난번에 끝냈던 이야기 정리하면 돈을 찍어서 뿌리면 찍은 것 이상의 돈이 마구마구 풀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래 찍은 돈과 풀린 돈의 차이를 통화승수라고 했었다. 사실 이게 끝이다. 저번 시간에 이거 이상으로 설명한거 없다.

그런데 실제로 돈이 통화승수의 차이대로 풀리기는 했는데 실제로 도는 돈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떤 돈은 시중에 풀려서 구멍가게에서 치토스 사먹는 돈으로 바뀌어나갈테고 어떤 돈은 은행의 창고에 묵혀지고 있을 것이다. 또 어떤 돈은 나오자마자 누군가가 꿔갈 수도 있고 아니면 돈을 꿔준 상태라서 쥐고있어도 곧 누구에게 줘야할 돈이기도 하며 누구는 받을 돈에 대한 권리를 남에게 팔아넘겨서 그 돈을 쓸 수도 있고 복잡하다.

 여튼 똑같이 통화승수에 의해서 풀린 돈이라도 바로 쓰일 수도 있고 쓰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 어디서 부터가 돈이고 어디까지가 돈이란 말이냐? 자 여기서 먹물들은 이러한 돈의 성질 때문에 유식한 말로 바꿔서 쓴다.

 바로 이번 글의 제목인 유동성(Liquidity)이다. 유동성이라는게 영단어를 우리말로 세련되게 번역하자면 찰랑거리는 정도라고 해야되나? 자산의 현금화 가능성이 높으면 유동성이라고 하면 쉬울거 같다. 한가지 비교를 해볼까? 여기에 지금 물이 한컵이 있고 저쪽에는 벙커C유가 한컵있다. 뭐가 더 찰랑거릴까? 벙커C유는 점도가 높으니까 잘 흐르지 않는다. 그런데 물은 한번 쏟으면 뭐 여기저기 튀겠지머. 

<왼쪽 두개는 유동성이 높다. 점성이 낮다고. 그러니까 잘 흐르는거야. 그런데 오른쪽꺼는 안흐르지 그걸 돈에다 빗댄거다.>


자, 그럼 돈이 길거리에 100만원 어치가 널려있다고 하자. 100원 짜리든 1000원 짜리든 널어놨다고 하자. 사람들이 좋다고 하고 막 주워가겠지? 왜? 바로 쓸 수 있으니까. 현금은 그만큼 유동성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길거리에 호두 100만원 어치를 널어놨다고 해보자. 과연 사람들이 돈만큼 주워 갈까? 호두는 즉 유동성이 낮은 것이다. 아까 비교한것 처럼 현금은 물처럼 흐르기 쉽기 때문에 유동성이 높다 그러고 그냥 그 자체로 유동성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호두는? 벙커C유만큼 돈으로서 흐르기는 어렵다. 그러니 유동성이 낮은데다, 유동성에 포함시키지도 않는다.


한번 더 설명해주까? 만약에 내가 명현이형한테 30만원을 빚졌다고 하자. 그런데 나한테 35만원 어치 금이 있어서 명현이형한테 "35만원 어치 금줄테니 걍 나머지 5만원도 가지시라."고 이야기해서 빚을 갚았으면 금은 유동성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35만원어치 신문폐지를 준다고 해보자. 어느 미친놈이 그걸 받아주겠냐? 신문폐지 35만원 어치는 유동성이 아니다.


그럼 무엇이 유동성에 포함될까? 대충 눈치 챘듯이 돈으로 바꾸기 쉬운게 유동성인데 명확한 기준은 없다. 돈은 돈으로 바꿀일 없으니까 말그대로 돈이고 금은 금은방가면되고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팔면되고 채권도 팔면되는 것이고. 다들 유동성에 포함은되는데 기준은 좀 애매하다. 일단 쉬운것 부터 시작해야겠지? 아까도 말했지만 돈은 그자체로 유동성이다. 그러니까 유동성은 곧 현금이라고 보면 된다. 나머지는 논외로 하자. 왜냐고? 나한테는 맥북프로가 유동성에 해당되지만 우리 엄마한테는 아니거든. 사람마다도 문화권마다도 기준이 다르니까.



#2. 채권


유동성에 대해서는 이정도만 알아두자. 유동성은 곧 현금이라고. 그런데 돈의 역할을 하는게 아까도 봤지만 현금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채권도 있었고 주식도 그랬었지. 더 넓게 보면 외환도 해당이 되는데다 CD(양도성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 BW(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stock purchase warrant) 같은 것들은 도데체 뭐란말이냐... 여튼 이런것들 다 돈의 역할을 하는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채권까지만 보자.


사실 모든 돈은 다 채권이다. 철없는 대딩이고 고딩인 니가 가지고 있는 그 현금도 따지고 보면 채권이다. 그런데 채권이란게'누구에게 내가 뭘 꿔준 대신 그걸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종이쪼가리'잖아. 말이 길지? 그러니까 채권이 있단 것은 내가 뭘 꿔줬다는 거다. 그럼 도데체 난 뭘꿔줬는데 나한테 현금이라는 채권이 있는거야?

옳지 옛날같았으면 아마 금이었을 거다. 아니 청나라에 시절이었으면 은이었겠지. 알겠지만 우리가 金이란 말을 많이 쓰잖아. 이게 다 금이 돈이었던 시절이 엄청 길었기 때문에 그런 거다. 우리 돈을 화폐라고도 하지? 貨 (재화 화) 에는 貝(조개 패)자가 보이는 것처럼 과거에는 조개가 돈이었던 시절도 있었고 幣(비단 폐)자는 비단이 돈이었던 시절이 있기때문에 그렇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쓰는 화폐라는 것은 무언가로 쉽게 바뀔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옛다 조공! 그러니까 한예슬이 입고있는 저게 다 돈이었다고 옛날엔...>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돈에는 금이란 말이 가장 많이 붙는데 돈은 주로 금으로 자주 바뀐다. 이걸가지고 금본위제라고 하고 역사적으로는 비교적 최근까지 금본위제를 사용했다. 그러니까 돈을 찍으려면 금이 있어야했단 소리다. 얼마정도의 금을 쟁여놓으면 그만큼 돈으로 찍을 수 있단 거였다.

그런데 현금다발을 들고 한국은행에 가봐라 그돈 다 금으로 바꿔주나. 아마 어디서 퍼런제복입은 경찰들이 와서 안잡아가면 다행이겠지만. 그럼 도데체 돈은 뭐랑 1:1로 교환이 된다는거야? 여기에서부터 우리는 이미 졸라 꼬인거다. 이미 어려워졌으니까 말이다. 사실 이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얼마 안된다. 그러니까 지금 뭐가 이상하게 꼬인거다. 나중에 길게 이야기할 거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화폐은 무언가로 교환 가능한 채권이다. 물론 그 무엇이 지금은 적어도 금, 은 들은 아니다.



 #3. 진짜 채권과 채권중의 채권


 자자 이제 돈은 원래 채권이었지만 그 자체로도 경제체제 내에서 흐를 수 있으니까 유동성이라고 하고 진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채권이 뭔지 따져보자. 앞에서도 말했지만 무언가를 꿔주면 내가 돌려받는 것은 채권이다. 그러니까 언제까지 이돈을 내놓으라고 글로 써서 남겨놓은 것이다.


그런데 내가 누군가에게 100원을 꿔준다고 해보자. 선영이는 110원을 갚는다고 하고 여원이는 120원을 갚는다고 했다. 그런 난 누굴꿔줘야하나? 아무래도 더 이쁜사람 보다는 나중에 더 많이 갚아주는 사람에게 꿔줘야겠지 이렇듯 채권이라는 것은 이자(Interest rate)에 따라 거래된다. 

채권의 종류는 굉장히 많다. 개인이 빌려주면 그 유명한 사채(私債, private loan)가 된다. 회사가 빌려주면 회사채가 되는 것이고 은행이 빌려주면 은행채(금융채)가 되는 것이다. 만약 내가 금융채를 샀다고 하면 금융기관에 돈을 준 것이고 나중에 이자쳐서 그돈을 돌려받겠다는 소리가 되는 거다.

이중 채권을 가장 많이 쓰는 단체는 바로 국가다. 국가는 국민들로부터 세금이 늘 나오기 때문에 빌려준돈 떼일 염려가 적다. 그래서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인 국채(國債,goverment loan)는 채권중의 채권이라고 한다. 물론 나라가 망하는 경우에야 어쩔 수 없지만, 반대로 나라가 튼튼하면 국채는 내 돈을 나중에 더 많이 쳐서 두둑하게 갚을 것이다. 


<옛날에는 이렇게 생겼데. 화폐의 역할도 할 수있었겠지?>


자 우리는 좀 더 배워야한다. 눈이 스르르감겨도 번쩍뜨고 있어야된다. 지금 아주 중요한 대목이 시작 될거니까.

여기 두개의 나라가 있다. 둘 나라 모두 돈이 필요해서 국채를 내놓았다. 한 나라는 이자를 10%로 쳐준다고 하고 한나라는 4%로 쳐준다고 했다. 그럼 당연히? 10% 국채를 사는 것이 정답이지. 그런데 아닐 수도 있다. 이자는 숫자가 높을 수록 사는 사람에게 좋은 거다. 즉, 10%국채는 싼 물건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돈 많이 주니까 싸고 좋은 물건이겠네? 

절대로 아니다. 안팔려서 그러는 거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노트북을 100만원에 샀다고 100만원에 내놔바라. 누가사나. 그런데 10만원에 내놨다고 해보자. 아마 누가 길가다가 돈 던져놓고 주워갈지도 모른다. 국채금리는 국채의 건정성, 돌려받을 수 있는 확률을 나타낸다. 이렇듯 이자(금리)는 채권(돈)의 가격인셈이고 (이 멘트를 알려주신 사회과 장길종 선생님 감사합니다.) 가격과 반대로 높을 수록 안좋은(위험한) 것이다.
 


#3_1. 채권의 성격

한가지 진짜 사례를 살펴볼까? 지금 우리는 국채를 사려고한다. 그러니까 어떤나라가 우리 돈을 원한다고. 뭐 믿고? 나중에 몇퍼센트 더 붙여줘서 돌려준다고. 그런데 국가는 사람이 아니라서 늘 세금이란 것을 걷으니까 왠만해서 가능은 할거다. 그렇다면 내가 여기에다가 4개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10년물 국고채)를 보여주겠다. 자 당신의 선택은?
 



<남자라면 포르투갈 채권~♡>



숫자만 본다면 당연히 포르투갈의 국채를 사야할 것이다. 금리가 무려 12.55%나 된다. 이 정도면 금리가 엄청난거다.  펀드도 이정도 수익내는 것들은 흔치 않다. (뭐 어디서 대박대박 하면서 20% 이상의 수익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솔까막 정말 특수한 경우다. 그러니까 흔치 않은 것이다.)

그런데 네이버 에다 대고 포르투갈 경제 이렇게 써봐라 포르투갈 리그 말고. 아마 이상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지금 다녀와봐라)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남유럽 국가들은 하나같이 경제위기다. 왜인지는 알아서 찾아봐라. 그러니까 이탈리아 스페인보다 포르투갈이 훨씬 금리가 높지? 제일 위기라는 소리다. 포르투갈 국채를 매입하면 그만큼 떼일 확률이 높은 거다. 그러니 사람들(해외 또는 투자자)이 사려하지 않고 포르투갈은 결국 국채금리를 올려서 국내에 부족한 자금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다. 일단 국채(채권)의 성격에 대해서는 딱 여기까지만 하자.



#4. 돈이 만들어내는 결과

중요한 것은 돈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말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다같이 100만원 씩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한명한 200만원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이 곳에서 자동차의 가격은 100만원이다. 한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선뜻 구입하기가 어렵다. 생활비내야지 어디 돈을 다 털어다가 자동차를 사나?

그런데 이 나라가 사람들이 더 잘살아보시라면서 돈을 엄청 찍어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100만원씩 선뜻내어줬다. 대단한 나라다. 그래서 너도나도 그간 벼르고 있던 자동차를 사려고 득달같이 몰려들었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가격은?

미시경제학을 조금이라도 몰라도 뻔하지 자동차란게 한정되어있으니까 가격이 당연 올라간다. 100만원 110만원 120만원 올라가면서 살사람만 사게 하는거다. 이렇듯 가격은 자원이 낭비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자 우리는 미시경제학을 배우는게 아니라 거시경제학이라는 뭔가 뽀다고 나는 것을 공부하고 있는 있어보이는 사람들이라고. 자동차가격따위에 관심 안가진다. 하지만, 물건이란 것이 대체로 따지고 보면 사람들이 많이 사려고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세상의 이치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저 자동차에 들어가는 말을 전부다 '모든 물건'으로 바꿔보자.

결론부터 이야기해주자면 모든 물건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가격이 올라간다. 물론 반대로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돈이 없으면 물건들의 가격은 내려가게된다. 이 모든 물건들의 가격을 가지고 우리는 물가(Price Index)[각주:1]라고한다. 물론 물가는 오르락 내리락 하긴 하는데 이 현상으로 물가는 모든 자원이 낭비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는 거다.

* 그런데 한가지 좀 재미난 사실을 이야기해주자면 물가가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다. 제기랄. 그러니까 우리 월급은 맨날 늘어도 사는건 늘 똑같은거다. 다만 물가 안정이라는 것만 있을 뿐.




아참 저번에 돈이 보여주는 마법이 끝나지 않았다고 했지? 다음번에 보여줄께



 
  1. 물가를 사실 직역하자면 그냥 Prices가 되는데 뒤에 Index를 붙이는 것은 물가란게 가격으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물건들이 각각의 가격을 가지고 있으니까 여러 방법을 통해서 상대적인 숫자로 표시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모르겠다고? 그럼 계속 몰라라 그리 중요하지도 않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