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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Floyd - The wall

by 손님사절 2009. 4. 1.

* 핑크플로이드 The Wall 의 해석은 다음글을 참고하세요 http://blog.daum.net/ragrantz/1

- 어디서 많이 들어본 핑크 플로이드

20세기의 록밴드 공연 중에 팬들이 그렇게도 다시보고 싶어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공연들이 참 많다. 69년 비틀즈에서 존 레논이 탈퇴하자 수많은 팬들은 그렇게 울어댔지만 결국 80년 12월 요코오노와 결혼을 빙자삼아 암살한 마크 채프먼 덕분에 영영 비틀즈의 재결합은 볼 수 없게 되었다. 안그래도 그해 10월 레드 제플린의 드러머 존 본햄이 사망한 것으로 전세계 록바닥이 뒤숭숭한마당에 큰 충격이 하나 더 떨어졌다. 그 뿐인가 81년에는 핑크플로이드의 리차드 라이트가 탈퇴하면서 그 두해 동안 세계 최고의 공연을 만들어내는 밴드 셋을 잃었다.

그중 그나마 핑크플로이드의 경우에는 멤버간 불화로 해체가 된 것이기 때문에 다시 모일 수 있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었고, 해체가 되어도 Roger Waters같은 경우에는 베를린에서 역사에 남을만한 공연도 해주시고 2007년 Live8공연에서는 재결합도 보여주어 핑크의 파워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 마저도 슬픈 것이 최근 리차드 라이트님께서 65세로 암으로 타계하시는 바람에 이젠 핑크 플로이드의 전설의 라인업도 이제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대가 되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비틀즈가 열어놓은 록의 시대는 영국은 과연 누가 이끌었을까? 사실 조금만 더 들춰보면 영국에는 비틀즈 빼고서도 엄청나게 강력한 록그룹들이 너무나도 많다. 일단 비틀즈 이 후에 Rolling Stones, Led Zepplin도 있었고 Eric Clapton도 있다. 70년대 들어오면서 우리가 지금 볼 Pink Floyd와 Deep Purple에다 기사작위까지 받으신 Sir Elton John도 등장한다. 80년대 가면 슬슬 미국의 Guns N' Roses나 Metallica의 아성에 흔들리기도 하겠지만 Iron Maiden이 선방해주는데다 불세출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가 있는 Queen이 떡하니 버텨버렸으니 80년대도 그리 밀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90년대 오면서 브리티쉬 락이라는 음울하면서도 부드러운 멜로디를 들려주는 장르가 Radio Head, Oasis등으로 의해서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21세기는 Travis 정도가 있겠다.

영국 사대주의 홍보는 그만하고 다시 포스트 비틀즈의 주제로 돌아가면 어찌되었든 그 쟁쟁한 밴드들이 하도 많다보니까 비틀즈 다음은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아마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핑크 플로이드를 뽑아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유야 핑계가 될 수 있겠지만 음악 외적인 요인들을 합쳐보면 핑크 플로이드 쪽이 몇 표 더 얻는다. 비틀즈는 TV 미디어 시대의 개막과 월드 투어 생중계 등으로 다수에게 전달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거기에 핑크 플로이드는 사회에 대한 적극적 참여까지 담아 주는 등 비틀즈가 다져놓은 밭에다 '메시지'를 얹어놓았기에 포스트 비틀즈는 핑크 플로이드라는 것이다.

* U2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일랜드이니 만큼 그 영국의 범주 들어가면 그들과 Irish민족에 대한 모독일 것이다.

* 롤링 스톤즈 같은 경우에는 어쩌면 섹슈얼리티의 대중화에 성공했다고 해야되나 하나 같이 야시시한 노래들이 많다보니 한때 롤링 스톤즈 공연에 가면 처녀막이 찢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 핑크 플로이드의 성격

이처럼 영국의 록스타들은 너무나 많고 다 듣다보면 록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조예가 생긴다. 물론 들은 것은 아무리봐도 영국 것 밖에 없는데 말이다. 이처럼 문화적으로 본다면 매력이 철철 넘치는 나라이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것은 고대에는 이런 문화적 매력의 발산지는 유럽의 경우에는 따뜻한 지중해의 햇살이 떨어지는 그리스였고 중국의 경우에도 기후가 대체로 온화한 지역에서 문화가 가장 꽃피었다. 그런데 영국은?

영국에 직접 가지 않아 뭐라 표현이 힘들지만

(서유럽중에 유일하게 가보질 못한 것을 평생의 후회로 삼고있는다)

현지에서 1,2년을 보낸 친구들의 말을 빌리자면 날씨가 개면 웬일이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랜다. 사실 런던의 우중충하고 칙칙한 날씨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보니 영국의 신사는 꼭 우산을 들고 있지 않던가? 그래서 아까 언급된 여러 록밴드들 중에서 아무래도 핑크 플로이드, 라디오 헤드들 처럼 음울하기도한 음색을 지닌 밴드들이 아무래도 영국의 이미지를 가장 잘 대변하지 않나 추측을 해본다.


-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 앨범은 과연

핑크 플로이드는 대작 앨범들이 많다. 초창기의 시드 배럿을 기준으로 할 때도 있고 하지만, 가장 핑크 플로이드라는 이름을 날린 시드 배럿 이후 태동기 시기를 본다면 71년 Meddle 시작으로 해서 Obscure of clouds('72) Dark side of the moon ('73) 에다가 Wish you were here ('75) 까지 이어오면서 연타석 만루 홈런을 날린다. 이때는 핑크플로이드의 최고 전성기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완변한 팀웤에 그만큼의 좋은 성과가 나왔기에 WiKi백과에서도 두개의 master piece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음악적 색이 살짝 변하기 시작한다. 가사를 보면 대체로 Roger Waters로져 워터스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대한 특유의 독설이 주를 이루기 시작한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Animal('77)을 거치면서 시작된 그 힘의 경쟁은 The Wall('80)에서 절정에 다다르게되고 Final Cut('83)을 마지막으로 핑크플로이드는 당분간 기타리스트인 David Gilmour의 시대로 접어든다. 물론 길무어의 작품들도 좋은 평을 받지만 연타석 만루홈런과 적시타의 비교라고 해야되나, 여튼 길무어 역시 Wall을 통해보여준 역량으로 나름의 핑크의 색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계속 이어나간다.

이렇듯 핑크플로이드의 색은 시드배럿, 태동기, 워터스, 길무어 시기 네가지로 나눠지고 각각의 시기의 각자 개성이 있기에 최고의 앨범을 평을 내리기는 어렵다. 물론 활동이 그나마 적은 시드배럿과, 길무어의 앞뒤 시기를 빼고도 분분한 논쟁이 많은데 대체로 매니아들 층에서는 Dark Side of the moon이거나 The Wall을 뽑는데, 대체로 수작임에도 불구하고 The Wall 불화를 조장한 앨범이라는 것, 워터스의 독단이 보인 것이기 때문에 다소 거부감이 들어서 그런지 핑크 플로이드의 이름을 걸고 대표앨범을 내놔라한다면 Dark Side of The Moon이 한수 위가 되버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The Wall이 그것도 무마 시킬 정도의 힘을 가진 앨범이라는 것이다.

- The Wall은

난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심각하게 던지면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간혹 나도 내 잠을 방해하는 고약한 질문인데 질문이 왜나왔는지는 알고 있다. 내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탓을 해야하나 어디서 모르게 날아온 돌처럼 세상에와서 광고 카피처럼 집나가서 개고생하고 살아가는데 그 현실의 문법에 따르지 않으면 미친놈의 낙인이 찍히는 무시무시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 앨범은 앞서 말한대로 현대사회의 다양한 병폐를 다루면서 다양한 문화연구 분야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당시 70년대 후반을 거치는 상황 특히 69년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의 교육을 위해서 거리로 나섰고,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을 거치면서 그간 불문율 처럼 알려진 '애국'에 대해서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비틀즈에서 시작된 현대 대중미디어 사회의 폐혜의 염증이 하나씩 불거지면서 터져나가는 것이다.

The Wall은 이 현대사회의 많은 문제들 중에서 대표적인 문제들을 들고 나왔는데 그것도 굉장히 개인적인 것부터 그 이면에 있는 다소 거시적 사회문제 그리고 개인적인지 개인적이 아닌지 애매모호한 것들 까지도 다뤄내는 미묘한 앨범이다. 물론 대부분 앨범의 주인공 Pink의 일대기와 그의 고립을 통한 개인적인 묘사를 통해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문제들을 끌어내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과 록스타라는 것을 이용해서 훑듯이 지나간다.

특히 그 현대사회의 미시적이면서 거시적인 모든 문제를 파시즘에 입각해서 풀어내는 방법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개인이 개인의 정신에 대한 파시즘, 가족에 의한 파시즘, 사회에 의한 파시즘, 대중에 의한 파시즘을 다뤄낸다. 그리고 그 틀을 가지고 이리저리 조합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이런저런 문제들을 끄집어낸다.

먼저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도 Mother에서는 개인적 어머니에 대한 강박관념을 이야기 하려 하지만 가족파시즘, 핵가족화에서의 인간소외를 다뤄낸다. 그리고 Another bricks in the wall part2 에서는 제도교육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우리나라 교육열에 비교하면 이해가 좋을까? 우리애들은 행복하게 만들어 주어야지 라고 하는 미명아래에 부모아래에서 고생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모의 위치가 굉장히 높아서 이런 이야기들 개인적으로 꺼내면 큰일이겠지만 영국에서도 크게 다를 바 없는 듯 하다.

제도권 교육같은 경우에도 지금이야 우리나라 교육이 공교육과 사교육이 이상하게 섞인 상태에서 많은 비슷한 염증을 보이며 현재 서구권 교육제도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과거에도 서구권 교육은 줘패고 두들기고 그런거야 비슷했다. 어찌되었든 간에 교육을 둘러싼 파시즘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Bring the boys back home, Waiting for the Worms, Trial같은 경우에는 행진곡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 제도의 파시즘을 보여준다. The wall : Movie에서도 이를 망치군단으로 묘사하는 장면처럼 제도의 파시즘을 문제삼으면서도 대중의 파시즘을 보여주기도 한다. 소위 Show Biz를 지적하는 것으로도 이용되지만, Show must go on 에서 보여지듯이 우글우글 모여있는 대중이라는 이름의 팬들을 무대의 핑크는 벌레로 본다. 즉, 핑크의 문제는 제도에도 있었고 스스로에게도 있었고, 그들을 추종하는 대중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The Wall과 Dark Side of The Moon이 사운드에서 비교될 때에 The Wall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 물론, Dark Side of The Moon이 Time 이나 Money 등으로 새로운 실험적 시도를 성공리에 진행할 수 있었는데 The Wall의 경우에는 그 실험적 시도를 뮤지컬 같은 시도로 풀어낸다.

전체 앨범에 그런 시도들이 녹익었는데 제3의 인물의 경우에는 우리가 평소에 들을 수 있는 상투적인 소리들이 들린다. 선생님의 꾸중이나 전화기에서 상대방의 소리라던가 이런것들은 그저 일상에서 따온 듯한 느낌을 준다. 아까 소개한 Another bricks in the wall part2의 전 트랙인 The Happiest days of our lives같은 경우에는 선생님의 꾸중이 나오는 장면 같은 것들이 그러하다.

또한 개인의 고립을 다루다보니 독백과 같은 상황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중요한 등장인물의 경우에는 워터스의 원맨쇼가 돋보인다. Mother같은 경우세는 아들과 어머니의 음색을 남성의 목소리로만 성대모사보다는 분위기로 잘 풀어내고 있다. 그 외에도 One of my tunrs의 경우에는 감정의 기복을 담아내고 Trial의 경우에는 4인 1역을 담아내는 절정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모래시계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탄생에서 시작해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사는 아이가 자라고 록스타가 되었지만 현대사회에서 찾아나는 무기력으로 스스로를 가두고 다시 열어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중요한것은 핑크 플로이드에서는 선.악 구분을 했다간 이해를 할 수 없고 혼돈만 생긴다. 즉, 다시 열어가는 과정이라 했지만 그게 벽을 부수고 광명의 세계로 가는 5공시절 문법이 아니라는 소리다.

이러한 점에서 간단하게 이상의 '날개'와 최인훈의 '광장'을 비교보고 싶다. 대체로 그 작품에 대해서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리지만 작품에서 죽었다라고 결론을 짓지 않았다. 매트릭스에서도 영화 끝에는 이게 기계와 사람의 조화로운 삶을 이뤄가자는 것인지 뒤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상자의 몫으로 남겨놓는 스스로 작가의 손을 떠나는 텍스트화를 시도한다.

절대적인 비교와 추측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자신만만한 시대가 끝난 20세기의 중 후반은 그렇게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우리 삶에 대해 공포도 아니요, 아무말도 하지 않는 '무'를 선사하셨다. 그리고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그 '무'는 일전의 모더니즘의 선구자들이 우려한 만큼 심각한 것도 아니었고 현대사회의 염증은 그 모더니즘에서 시작이 되었으나 모너디즘의 탓을 하지도 않는 듯하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그렇게 옥죄기도 했기 때문이다.


 
<Pink Floyd - The Wall : Another bricks in the wall - part2 / Directed by Alan P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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