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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청춘이여 꿈꾸지 마라! - (1) 비전

by 손님사절 2011. 7. 26.

어쩌면 저 꿈꾸지 말라는 소리는 꿈깨라는 소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도 그런일들을 종종 보는데, 체 게바라의 "리얼리스트가 되라, 하지만 불가능한 꿈을 꾸어라."라는 말이 학생들의 좌우명이나 메신져의 대화명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책이 나온게 2001년으로 기억하는데 창 장수하는 명언 중에 하나네요. 비슷하게는 잡스의 "Stay 어쩌고" 하는 것도 쉽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참 젊은 사람들은 저 말들 처럼 꿈을 먹고 산다는 말도 있는데 저 참 잔인하네요.

꿈깨라고 하면 어딘가 좀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 말은 우리가 종종 자주 쓰잖아요. (예쁜)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에 "그래도 안생겨요."라고 대답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매일매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댓글놀이나 하는 잉여인간들이나 하는 소리같겠지만, 저는 좀 더 확대해서 지금 죽어라 노력하시는 청년여러분들 "그래도 안되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기 '되는 것을 아는 사람' A가 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불가능을 모릅니다. 도전정신이 투철하거든요. 무슨일이든지 저돌적으로 밀어붙이고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이루어냈죠. 그런데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 꿈이 만들어준 도전정신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그것은 '수단'일 뿐입니다. 결국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은 현실적인 무언가가 충족되어서 이루어 진 것이 아닐까요?


과거에 광고 카피 모음집에서 본 카피인데 "누군가의 가슴에 한 대쯤은 주차해 놓은 차 Mercedz-Benz"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 우리 심리를 잘 건드린 멋진 카피이지만 한편으로는 화도 나네요. 그래도 안생길테니까요. 가장 작은 c200만 해도 벌써 우리나라 돈으로 4000만원이 넘어가는데 누가 그걸 선뜻 살 수 있을까요? 게다가 우리가 꿈꾼다고 하는 벤츠는 그런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따지고 보면 꿈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벤츠는 참 멋지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어요. 굴러다니는 벤츠를 보면?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돈 잘버는 환경에 있다는 소리잖아요. 중요한 것은 그것은 자가성수를 했거나 은수저를 물고났든간에 "의지"가 만들어 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벤츠라는 비젼이 있었다고 해도 비젼이 사준건 아니죠, 꿈이 밥먹여주지는 않는다구요.


최근에는 존경하는 인물들이 대게 "위인전"에 나오지 않습니다. 예전에 80년대에 써올렸던 인물들은 지금 대게 역사드라마의 소재가 되었죠.  지난 2011년 5월 롤모델 설문조사에서 대학생 설문조사를 한 결과 1위가 안철수 박사가 나왔습니다. 2위는 반기문 사무총장이고, 김연아 선수, 국제구호가 한비야씨, 이건희 회장, 이외수 선생님 이렇게 순위가 이어졌습니다.

존경하는 그 롤모델이 뻔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불과 20년전만해도 충무공, 세종대왕과 같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 나타나고 하다못해 사료도 얼마없는 광개토대왕이 존경하는 인물이 되어야 했으니까요. 그 시절의 생각이란 나라에 헌신하고 나라의 이름을 드높이는 공을 지닌 사람이 롤모델이었죠.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개인의 성공"에 초점이 맞아버렸습니다. 

그래서 한번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존경한다고 하는데 왜 존경하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찝어보자면 한비야씨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쓰지 않았다면, 이외수 선생님이 SNS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 분들의 업적을 가지고 롤모델로 뽑을 수 있을는지 말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행적을 얼마나 아는지도 묻고 싶고, 안철수 교수님의 관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말입니다. (물론 안교수님이야 사회적 행보가 뚜렷하다보니 그럴수도 있겠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에 금메달 이전이었으면 순위에 올랐을까요? 

아마 저 분들의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TV에 자주 등장하고 분야 內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라는 '성공' 이라는 사실 이 외에는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뚜렷한 이유는 찾기 어렵습니다. 아니 있긴하지만 관심이 없다고 해야겠네요. 한가지 사례를 들자면 안철수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창업하라 주장하는데 그 이유가 돈많이 벌기 이전에 기술 중심의 중소기업이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기 때문에 그러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동력 마저도 '대박'의 신화에 가려져있죠. 독설을 붓자면 하계올림픽이 끝나면 김연아 선수 자리에 박태환 선수가 오를지도 모를 노릇이겠네요. 만약, 저 분들께서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노력'을 존경한다고 할 것이면, 지금 당장 여러분 주변부터 그런 분이 있는지 찾아보십시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는 '성공'내러티브에서 묶여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꿈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꿈'은 아닙니다. 학교의 주입과 부모의 기대, 그리고 사회적인 위치에서 가장 괜찮은 대접을 받는 것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결국 본질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없고 자아가 원하는 고생함은 채워야하니 결국 평소 생각하는 것이 '맛난 것 먹고싶다.' '예뻣으면 좋겠다.' '돈많았음 좋겠다.'의 수준 이상으로는 못올라가는 욕망 밖에 남지않았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대학가에서는 (대기업)취업이다 창업(이라 쓰고 대박이라 읽죠)이다 합격이다. 이 세가지가 20를 얼마나 충실히 살았는가에 대한 잣대가 됩니다. 또래끼리는 어디까지 여행을 다녀왔는지, 얼마나 맛집을 돌아다녔는지, 얼마나 괜찮은 (명품)물건을 가지고 있는지가 자신의 수준을 판가름 하는 기준이 되구요. 


맨 처음 체가바라의 말을 인용했었습니다. 그 말을 한 게바라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 다시 그 빨간 책을 읽어보세요. 어떤 이유로 그런 말을 했는지. 그러고보면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역시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아는 리얼리스트일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하고싶은 것 하면서 살기에는 너무 힘든 사회거든요. 게다가 사회적으로 '튀는' 것이 있으면 아무래도 눈총을 받기 마련입니다. 몰개성사회죠. 그래서 안정적인 직장을 바라고 조건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부'라는 확률불가능한 꿈을 꾸지요.

무슨 말이냐면 지금부터 현실을 직시하고 토익공부하고 성형수술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당신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라는 이야깁니다. 먼데가 아니라 지금 당신의 영역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보자는 겁니다. 그리고 그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눈을 키워야합니다.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세요. 이제는 세상의 중심이 나라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아니니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사춘기의 고민이 여태까지 이어오는지 생각해본다면 결국 이 길이 내 욕망이 아니었기에 그러합니다. 사회의 성공내러티브에 의해서 주입된 욕망일 뿐이죠. 스스로에게 미친듯이 찾고 싶다 이야기 하지만 아무래도 없을겁니다. 찾을 때 마다 우리는 스스로의 욕망이 아니라 바깥에서 무언가 '재밌어보이고 멋있어보이는 것'을 찾으려고 했거든요.

스스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냉정하게 물어보세요. 찌질하다 싶으면 찌질한대로 받아들이고 굳이 고치려고 하지도 마세요. 그게 바로 당신입니다. 어떻게 변할 수 없는 현실 세계에 내던져진 당신이라구요. 그 곳에서 꿈과 비전이 시작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