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전제를 비트는 것에서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그 전제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전제, 기업은 수익을 내는 것이 1차 목표다라는 전제이다. 수익이 목적이 되면 많은 것들이 사장된다. 돈을 많이 벌 때는 수익분배가 문제가 된다. 돈을 적당히 벌 때는 이 정도에서 잠시 쉬어가도 될 틈이 있는데 매출 성장을 위해서 신상품개발을 서둘러 진행한다. 돈을 못 벌 때가 제일 문젠데, 정말 돈이 없으면 모를까 인건비 줄이고 복지를 줄이기 시작한다. 물론, 윗사람이 아니라 아랫사람을 쪼아댄다. 예는 너무나도 많으니 각종 진보단체나 민주노총 홈페이지를 보면 될 것이다.
무엇이 돈을 버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오랜시간 증명이 된 것은 '사람'과 '신뢰'다. 이것만 해결이 되면 형식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노예제가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한 포겔의 생각을 들춰보면 말이다. 하지만 요즘 혁신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직원의 자유를 좀 더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방법이나 상품을 새로 만들어내는 데에 집중이된다. 상품을 새로 만들어 내려면 사업주부터가 고민을 시작해야되는데 아랫사람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니 혁신이 될리가 있나. 나이 40에 직장인이면 아랫사람 부릴 줄 알아야한다는데 글쎄다, 40이 되어도 실무에 남아있는 열정을 보존하는 것이 우선일듯하다. 그것이 최대의 효율이고 그것이 혁신하는 법이다.
우리는 모두가 사회구성원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일까? 조직의 구성원으로 생산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 있게 동기부여를 하라고 한다. 이 방면의 고민들은 엄청나게 많이 이루어지고 심지어 길다니는 갑남을녀도 모두하는 고민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서로 연대하고 끌어안고 이해하는 고민은 얼마나 할까? 내가 사는 대한민국 돌아가는 꼬라지가 엿같아도 나만 잘살아야한다는 고민이 우선인 것일까?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직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경직된 사고를 하지 말아야한다고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한다고 한다. 우리는 똑똑해지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휴대전화의 주소록 기능이 나타나서 엄마 아빠 전화번호도 기억 못하는 마당에 구글과 클라우드 기능으로 내 기억은 서버에 외주를 줘버린지 오래다. 우리는 생각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단순자극에 반응하고 표방만하게된다. 그래서 경영 혁신이 중요하다 그러고 그 고민들의 깊이는 깊을지언정 주변이 없다. 그래서 경영 혁신은 대부분이 개소리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잘 버는 법 이전에 잘 사는 법에 대해서 고민할 틈이 별로 없었다. 클래식을 듣는 일은 고상한 일이지만 그것이 왜 좋은 것인지 아름다운 것인지 모른다. 그저 표가 비싸고 거대한 건물에서 연주가 되니 좋은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이지 실제로 그것이 왜 좋은지 대체로 느끼지 못한다. 그래봐야 음악 자체가 주는 그 느낌에 반응이나 하면 좀 다행이랄까? 고흐의 그림이 좋은 것도 모른다. 고갱의 그림이 좋은 것은 더더욱이 모른다. 그러니 또 돈을 들여서 해설을 듣고 그런 줄 알고 듣는다. 오래 경험해보고 하나씩 쌓아올려야 감동이 무엇인지 알게되는데 인스턴트 사회라서 일단 속성으로 해치우고 이상한 내 지위를 높였다는 포만감만 가지고 돌아온다. 무언가 순서가 잘못되었다. 기업도 그렇게 순서가 바뀐 세상에서 여태 잘 살아남았다. 살기위해 생산하고 즐기기위해 노동하는 것인데 생산을 위해 살고 내일 다시 노동하기 위해서 휴식을 취힌다.
경영혁신이라는 개소리의 진실은 딱 두가지로 요약하겠다. 하나는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솔직히 대답해보라는 것, 두번째는 구성원들이 모두 열받지 않게 기본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이 두가지가 선행되지 않으면 그 어떤 방법론도 개소리가 된다.
바쁘고 생각하지 않는 CEO를 위해서 더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금 당장 직원들의 월급과 휴일을 늘리고 잔소리를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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