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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꾼 아홉 가지 알고리즘 | 존 멕코믹

by 손님사절 2023. 12. 26.

얼마 전에 모기관에 외근을 갔다가 '사이버테러...'하는 곳 앞에서 잠시 서있을 일이 있었는데, 그 와중에 본의 아니게 공문쓰는 직원의 날카로운 질문을 엿들었다. 옆자리 관계자에게 질문하는 거였는데, "리눅스에는 알약같은 거 있어요?" 였고, 답변은 윈도우랑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백신이 있긴 하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라고 했다. 아니 그럼 리눅스에도 누군가가 침투하면 어쩌나요 하면서 SQL인젝션이니 등등의 이야기들이 나왔다. 리눅스가 뭔지는 들어 본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그 친구가 답답해서, 이 해묵은 논쟁의 결론 부터 이야기 하자면 보통 “없다” 라고 답변한다. 리눅스는 아예 처음부터 알아서 잘 관리하면 백신 필요없다. 윈도우는 보통의 사용자가 관리자로 이용하지만 리눅스는 관리자가 아니라 유저단위로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백신이 있다면 있을 수는 있다. 다만, 용도가 다르다. 자세한 내용은 구글에서 리눅스 백신 쳐보면 수두룩 뺵빽하게 나온다.

 

컴퓨터는 지금 살고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없던 것이 생겨난 물건이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생활에 있으나 마나한 물건이었고, 있어봐야 쓰임새는 그닥 많지도 않았다. 20년이 지난 지금 컴퓨터는 네트워크 기술등과 더불어 급속도로 발전했고 지금의 20,30대 이상의 세대는 그 현상을 살면서 목격까지 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저 전문가들에 의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스티브 잡스가 세계에서 가장 돈많은 사람이되어가는 과정을 목도하기는 했는데, 왜인지는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는 소리다. 그저 그들이 좋은 장사꾼이었으니 그런 것일까? 그저 괜찮은 아이디어 하나가 사업이 잘되어서? 그보다 먼저 그들은 모두 탁월한 엔지니어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먼저 말하고 그 위에 사업 수완이 뛰어났다고 하는 것이 좋겠다. 셋다 창고에서 무언가를 시작했는데 그 창고에서 그냥 꿈만 꾼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문제에 직면해서 문제를 풀었다. 래리 페이지를 예로 들면 알타비스타 검색 엔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페이지 랭크라는 개념을 생각해 냈다고. 거기에 페이지 랭크가 적용된 광고를 붙여서 수익을 내는 일은 그 다음의 일이었고.

 

7년전만 해도 다들 구글을 꿈꾸는 친구들이 있었다. 구글이 검색엔진에서는 1위이고 편리하고 유용한데 그것이 왜 유용한지 어째서 알타비스타, 라이코스를 밀어냈는지 알아볼 생각은 안한것 같다. 오히려 검색바닥에서는 그런 사업, 서비스 적인 기획으로는 스팸을 양산했던 네이버, 다음의 시스템만 구축할 수 밖에 없다. 만약, 그들이 페이지랭크가 기존의 인덱싱 방식의 검색을 이겨낸 비결을 좀 구체적으로 이해했다면 구글을 꿈꾼다고 이야기했을까? 그렇게 이야기 했다 한들, 기술에 의한 우위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이지 돈 벌고 재밌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지금 많은 안타까운 청년들의 말과는 달랐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어느 분야에서 무언가를 일구고 싶으면 그 분야의 기술을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만약 IT분야라면 적어도 이 책 정도는 정독을 해주었으면한다.

 

그렇다고 그 알고리즘들을 다 알고 구현해보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른 분야는 종사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컴퓨터 과학의 이론을 이해 하는 것과 공학적으로 삶의 도구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장하석 교수의 주장을 빌리면, 우리가 과학교육을 하는 이유는 학생들, 시민들을 모두 과학자로 만들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 중등교육에 비유를 하자면, 고등학교 과정에서 자연계열 수업을 받으면 미적분도 배우고 공전도 배우지만 미분방정식을 배우지는 않는다. 우주를 이해하는데 미분방정식은 빠질 수 없는데 안가르치는 이유는 단순히 어려워서가 아니다.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 전단계까지의 이해만 있으면 충분하기 떄문이다. 맥코믹(저자)이 주장하는 바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후기에 그는 '경외심'을 가지라고 해놓았는데 그들을 무턱대고 존경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 의해서 우리 생활이 이렇게 종속되었으면 그 이유라도 큰 줄기정도는 알아야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조금 반성이 들기도 했다. IT에서 기획일을 하면서 들었던 회의가 반성이 된 것이다. 몇해전 시작된 그 반성 때문에 늦어도 한참 늦게 엔지니어가 되어야겠다면서 프로그래밍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모르고 부족한 것 투성이에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도 겉핥기로 알고 있는 것이 많았다. 특히 이 책으로 암호, DB에 관련된 부분과 컴퓨터 과학의 철학적 논의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이 해결되었고 더불어 질문과 호기심도 많이 생겼다. 컴퓨터 과학분야에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같은 책이 나와서 참 다행이다. 다만 알고리즘이 패러다임처럼 잘못 쓰이는 용어로 쓰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패러다임, 엔트로피와 같은 용어는 우리가 대표적으로 잘못 이애하는 과학 용어들이다.